남아공 ‘외국인 혐오 폭동’ 확산

  • 입력 2008년 5월 22일 02시 55분


남아공 “우린 일하고 싶다”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이 20일 일자리와 주택, 식량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시위대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때려죽이는 사건이 잇따르는 등 ‘외국인 혐오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로이터 연합뉴스
남아공 “우린 일하고 싶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이 20일 일자리와 주택, 식량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시위대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때려죽이는 사건이 잇따르는 등 ‘외국인 혐오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로이터 연합뉴스
“일자리 뺏는다” 阿빈국 출신 노동자 폭행-살해

경제난으로 촉발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이 잔혹한 폭력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21일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인근 시안티 타운에서 발생한 외국인 집단 폭행이 주변의 다른 외국인 거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는 24명이지만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는 치솟는 식량 값과 실업률로 생활고를 겪어온 시민들이 정부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분노한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외국인들을 폭행했고 산 사람을 불태워 살해하는 등 참혹한 살인을 저지르기도 했다.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말라위 같은 인근 빈국 출신의 노동자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이번 사태로 외국인 이주자 6000여 명이 남아공을 탈출했으며 외국인 1만3000여 명이 교회와 구호소 등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부끄러운 범죄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응에 미적거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남아공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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