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줄인 日중고일관교 ‘공교육의 별’

  •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대입서도 좋은 성적… 입학 경쟁률 수십대 1

중고교 각각 3년씩 6년을 한 과정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중고일관교’가 일본에서 공립학교 부활을 위한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1999년 3개 학교에 불과했던 공립 중고일관교는 지난해 말 현재 149개로 급증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지바(千葉) 현 지바 시에 있는 공립 중고일관교인 지바중학교의 올해 신입생 선발 적성검사에는 지원자 2142명이 몰려 2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한 도쿄(東京) 도에 있는 무사시(武藏)고부속중이 15.6 대 1, 오사카(大阪) 부에 있는 사쿠야코노하나중이 14.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립 중고일관교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원인은 일반 공립중학교에 비해 규제가 적어 획일적인 공교육에 숨통을 틔울 수 있고 대학입시 경쟁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이타마(埼玉) 현 사이타마 시에 있는 우라와(浦和)중은 매일 1교시를 영어 수학 국어 3과목의 기초학력 수업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1인당 1대씩인 PC에 사용자카드를 넣으면 학습용 소프트웨어가 가동되는 방식이다. 우라와중은 이 수업을 위해 연간 다른 공립중보다 140시간 많은 1120시간 수업을 하고 있다.

이는 공립 중고일관교에는 일반 공립학교에 적용되는 엄격한 과목별 수업시간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도쿄 도 분쿄(文京) 구에 있는 고이시카와(小石川)중은 국제화로 다른 학교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 160명 전원은 8월 호주로 2주간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이들은 호주의 일반 가정에서 숙식을 하면서 현지 학교에서 영어로 일반 과목의 수업을 듣는다.

도쿄 도 지요다(千代田) 구에 있는 구단(九段)중은 매일 오전 8시부터 20분 동안 ‘영어 샤워’ 시간을 갖는다. 단순히 영어회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인도 중국 필리핀 등의 유학생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업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야자키(宮崎) 현에 있는 고카세(五ヶ瀨)중등교육학교는 전원을 기숙사에 생활하게 하면서 숲과 자연을 가까이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짚신을 삼고 민물 송어를 잡을 수 있는 도쿄대 합격자를 배출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한편 공립 중고일관교가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전체 공립고의 올해 도쿄(東京)대 진학 실적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지인 요미우리위클리 최근호가 도쿄대 신입생의 출신 고교를 비교 분석한 결과 공립고 출신은 지난해 1075명에서 1168명으로 8.7% 높아졌다. 반면 사립고는 1729명에서 1670명으로, 국립고는 248명에서 221명으로 줄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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