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중국’ 영화 올해 6편이나 개봉

  • 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위대한 중국’을 전하는 블록버스터가 나온 것은 올해 처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2002년)을 그 시작으로 꼽는다.

이 영화는 진시황의 천하통일론을 칭송한다. 제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진시황 같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접근한 자객이 스스로 임무를 포기하는 데서 두드러진다. 자객 ‘무명’ 역의 리롄제는 “한 명의 고통은 온 천하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조(趙)나라의 원한도 천하라는 대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제국을 옹호하는 논리를 편다.

이후 연인(2004년), 야연(2006년), 황후화(2007년) 등 중국 황제의 통치권을 정당화하거나 중국 역사의 위대함을 내세운 블록버스터급 역사물이 잇달아 개봉했다.

올해에는 모두 6편의 영화가 상영되었거나 상영될 예정이다. 1년에 한두 편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셈이다.

7월에 개봉하는 ‘적벽’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주군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인물들을 내세워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양권에 낯익은 삼국지를 문화 콘텐츠로 내세우면서 중국중심주의를 메시지로 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대한 중국’을 강조하는 영화들이 일제히 개봉하는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 평론가 전찬일 씨는 “(일제히 개봉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중국에서 영화는 국가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매체”라며 “올림픽을 앞두고 중화주의의 우월성 등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평론가 황영미 씨는 “최근 중국 블록버스터급 역사물들은 엄청난 물량 공세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과거에 비해) 인물 캐릭터나 스토리가 단순해지고 중국인들의 ‘뿌리’에 대한 집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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