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天安門 광장을 사수하라”…티베트 돌발시위 우려 비상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베이징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 봉송을 앞두고 소수민족의 독립 시위 및 테러 우려, 국제사회에서의 올림픽 개막식 참가 거부 움직임 확산으로 중국 정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급부상하는 중국의 모습을 만방에 과시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성화 출발지 톈안먼 광장 철통 경계=중국 정부는 31일 성화 도착 후 환영식이 열리는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티베트 독립 요구 시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지난 주말부터 철통 경계에 들어갔다.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성화가 채화될 당시 티베트 독립 지지자들의 돌발 시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화의 베이징 도착을 사흘 앞둔 28일 오전 톈안먼 광장은 공안과 무장경찰의 경계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로 불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보다도 더 삼엄했다.

톈안먼 광장으로 들어오는 10여 개 입구마다 공안 3명과 무장경찰 2명이 각각 배치돼 출입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했다. 이들은 관광객들의 가방을 일일이 열어보는 것은 물론 여행객이 들고 있는 음료수도 모두 마개를 따 냄새를 맡아 본 뒤 출입을 허용했다.

수색을 담당한 현지 공안은 “뭘 검사하느냐”라는 말에 “위험물질”이라고만 퉁명스럽게 말했다. 관광객을 인솔하는 한 여행 가이드는 “50도 이상의 술도 휴대금지 대상”이라고 귀띔했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은 폭약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확산되는 올림픽 불참 선언=티베트인들의 독립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뜻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에 불참하겠다는 나라도 늘고 있다.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연합(EU) 3개국 정상은 26, 27일 잇달아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도 28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27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EU 순회 의장을 7월에 맡게 되면 올림픽 개막식의 보이콧 여부를 27개 회원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국의 브라운 총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U는 28일부터 열리는 EU 회원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올림픽 개막식 공동 불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불참 국가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7일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부 문제로 외국이 간섭할 사항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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