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놀려왔던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부시, 작별인사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이 취임 8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노래 실력을 드러냈다. 장소는 8일 저녁 열린 워싱턴 중견기자 모임 ‘그리디론 클럽’ 연례 만찬장.

1885년 결성된 그리디론 클럽은 매년 중견 기자들이 모여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적인 노래와 비평을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의 주인공은 단연 부시 대통령이었다.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깜짝 등장한 그는 영국 가수 톰 존스의 노래 ‘고향의 푸른 잔디(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의 가사를 바꾸어 부르며 오히려 기자들을 풍자했다.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날 계속 놀려왔으니. 그러나 나는 곧 고향의 누렇고 누런 잔디를 만지게 되니 좋아.”

얼핏 듣기에 따라 때 이른 작별 인사를 고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북한도 가사에 언급됐다. “백악관을 뒤에 남기고, 평양의 위기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는 또다시 태평하다네….”

노래를 마친 부시 대통령은 환호성을 지르는 참가자들을 향해 “부시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자들을 포함해 백악관, 정부, 입법부 등에서 온 600여 명의 인사가 참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기간 여러 차례 그리디론 클럽 연례 만찬에 참가했고 그때마다 ‘산뜻한’ 우스개로 화제에 올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