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선택 2008]힐러리-오바마 “추악한 치고받기”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0분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가 될 다음 달 4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텍사스, 오하이오 등 4개 주 동시 경선)’을 앞두고 ‘더티 폴리틱스(추악한 정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최근 경선에서 충격의 11연패를 당하며 일순간 ‘언더 독(패배자)’의 처지로 전락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경험과 세련미를 강조하던 선거 전략을 버리고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 후보가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힐러리 후보는 24일 로드아일랜드 유세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말투와 몸짓을 흉내 내며 “나도 ‘우리가 힘을 합치면 하늘이 열리고 빛이 내려올 것이며 성가대의 아름다운 노래 속에서 완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마법지팡이는 현실에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가 경험이 부족한 이상론자이며 믿을 수 없는 후보라는 메시지다.

이에 발끈한 오바마 후보도 25일 오하이오 유세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칭송해 오던 힐러리 후보가 최근 말을 바꿨다고 지적한 뒤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건 무슨 말이든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오바마 후보는 “선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 되니 ‘안 돼. (오바마 후보가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믿지 말라’고 한다”고 비판하며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공개된 오바마 후보의 사진 한 장도 ‘정치 공작’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넷 뉴스사이트 드러지리포트는 오바마 후보가 흰색 터번과 전통의상 등 소말리아 족장 차림을 한 채 지팡이를 쥐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오바마 후보가 2006년 아프리카 5개국 순방 때 케냐 동북부 와지르 지방을 방문해 찍은 것.

오바마 캠프의 데이비드 플루프 운영실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힐러리 측근들이 오바마 후보가 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흑인임을 상기하도록 하는 사진을 e메일로 유포했다”며 “두려움을 퍼뜨리는 행상(fear monger) 같은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하지만 힐러리 캠프의 하워드 울프슨 홍보국장은 힐러리 캠프가 사진 유포의 배후라는 지적에 대해 “내가 아는 바로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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