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2월 15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날 율란츠 포스텐을 비롯한 덴마크 10여 개 주요 신문은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가 폭탄 심지가 타들어가는 터번을 쓴 모습으로 그려진 만평을 지면에 게재했다.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 신문들도 이 소식을 전하며 만평을 함께 게재했다.
문제의 만평은 2005년 9월 율란츠 포스텐에 게재돼 이슬람권의 분노를 촉발시킨 바 있다. 당시 레바논 주재 덴마크대사관이 불타는 등 수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서방 공관과 기업들이 공격을 받았고 폭력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덴마크 언론들이 이 만평을 다시 실은 것은 전날 덴마크 보안당국이 만평 작가인 쿠르트 베스터고르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덴마크인 1명과 튀니지인 2명을 체포한 데 따른 것이다. 신문사들은 “유럽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항의와 언론자유 수호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만평을 다시 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이슬람단체는 이에 대해 “우리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고 말했지만 “만평 게재를 무시하고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이슬람 작가는 “유럽에는 1500만∼2000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누가 무슨 일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 11월 이슬람 비판 영화를 만든 감독이 백주에 피살됐던 네덜란드에서는 우익 정치인이 직접 반이슬람 영화를 만들어 TV에 방영할 예정이어서 무슬림들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PVV) 당수는 9일 “코란이 사람들을 살인으로 부추기는 ‘파시스트 서적’임을 보여주는 15분짜리 영화를 다음 달 공중파에서 방영할 것”이라며 “영화 마지막에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넣겠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