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 언론사 컴퓨터 366차례나 해킹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네덜란드 정부가 언론사의 컴퓨터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자유를 침해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내무부 대변인이 유력 언론사인 GPD통신에 전화를 걸어 “피에트 하인 도너 내무장관 관련 기사에 가톨릭 신자라고 돼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의하면서 불거졌다. 문제는 전화를 건 시점이 기사가 출고되기 하루 전이었다는 점.

기자는 자신이 작성 중인 기사가 출고되기도 전에 내무부가 이를 입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GPD통신은 전문가를 불러 컴퓨터 해킹 여부를 점검했다. 그 결과 내무부 측이 366차례에 걸쳐 GPD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도너 장관 관련 기사를 훔쳐본 것으로 드러났다.

해킹은 GPD의 전직 직원이었던 부부가 주도했다. 2006년 4월 퇴직한 부인은 내무부에서 일하게 되면서 남편의 ID로 GPD의 시스템에 접속했다. 남편도 몇 개월 뒤 퇴직해 내무부에 취직했으며 다른 동료의 ID로 해킹을 계속했다.

이 사건 관련자 4명은 18일 재판을 받게 된다. 야당은 도너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이 사건으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은 물론 컴퓨터 시스템의 취약성, 언론과 대변인실의 유착관계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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