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O.” 케네디家가 민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딸 캐롤라인 이어 에드워드 의원도 오바마 지지선언

힐러리측 “중립 바랐는데…” 슈퍼화요일 최대 변수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미국 유력 정치가문인 케네디가의 지지를 잇달아 끌어내며 날개를 달았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이자 케네디가의 좌장인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주)이 28일 오바마 후보의 아메리칸대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선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 캐롤라인 씨는 27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로써 40대 중반의 나이에 ‘변화와 희망’이라는 화두를 내세워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종종 비교돼 왔던 오바마 후보는 ‘검은 케네디’라는 별명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케네디 의원의 지지 선언은 다음 달 5일 ‘슈퍼 화요일’ 격전지에서 히스패닉계와 노조의 지지를 상당 부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여 경선에 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후보는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치러지기 3일 전 케네디 의원의 지지 결정을 전해 들었다며 “경선을 시작한 이래 케네디 의원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케네디 의원의 한 측근은 “당초 케네디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중립을 유지할 작정이었으나 2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오바마 지지를 진지하게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신문은 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종 문제 부각 등 선거 전략에 실망한 케네디 의원이 지난 몇 주 동안 케네디 가문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눈 뒤 24일 오바마 지지를 굳혔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의원은 특히 냉소적인 젊은이들을 정치로 끌어들이는 오바마 의원의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부부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케네디 전 의원의 선택에 힐러리 후보 진영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캠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중립을 유지해 주기를 바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이자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딸인 캐슬린 케네디 타운센드 씨의 힐러리 후보 지지 선언을 공개하며 “(오바마 지지가) 케네디 가문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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