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승자 ‘슈퍼 화요일’에 웃는다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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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민주 22개주-공화 21개주 대격돌

사상 최대 규모… 사실상 승부 판가름 날 듯

"미국 대선 역사상 이번처럼 거대하고 중요한 '슈퍼 튜즈데이(Tuesday·화요일)'는 없었다."

요즘 미국에선 '쓰나미(지진해일) 튜즈데이' '메가 기가(Mega Giga) 튜즈데이' '슈퍼 듀퍼 (super-duper) 튜즈데이'같은 신조어가 자주 들린다.

2008 미국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의 결정판이 될 2월 5일의 각 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사상 유례없이 대규모로 치러지는 점을 빗대어 한층 강한 표현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다음 달 5일 경선을 실시하는 주는 민주당 22개 주 및 1개 자치지역, 공화당 21개 주에 이른다.

민주당의 경우 22개주의 대의원 숫자는 2075석이다. 이는 후보 지명에 필요한 2025석 보다 많은 수다.

민주당 전체 대의원 4050명 가운데 지지후보를 밝혀야 하는 서약대의원(pledged delegate)은 3253명인데 슈퍼 튜즈데이에 투표를 실시하는 22개주의 대의원 가운데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서약대의원은 1681석으로 전체 서약대의원의 52%에 달한다.

공화당의 19개 주 대의원은 1081석인데 이 역시 후보 지명에 필요한 1191석에 육박한다. 공화당은 전체 대의원 2380명 가운데 서약대의원이 1917명이다. 이날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대의원은 975명이다.

미국 정당의 대의원은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혀야 하는 광역(at-large) 대의원 및 당지도부나 주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PLEO) 대의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무가 없는 추가(add-on) 대의원과 PLEO 대의원 등 네 부류로 구성된다.

2월과 3월 초 여러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은 1984년 대선전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그동안은 많아야 10개 주 정도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정도였다. 2000년 3월7일에 16개주가 참여한게 가장 대규모였다.

올해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아 후보들은 각기 다른 선거 전략을 채택했다. 조직과 자금력이 아무리 뛰어난 후보라도 동시에 이처럼 많은 곳에 역량을 투입하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TV 선거 광고를 하기 위해선 주당 약 3500만 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조직에서 가장 앞서는 후보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1월 초 현재 22개 주 가운데 19개 주에 선거운동 조직을 만들었고 이번주 말까지 나머지 3개 주에도 조직이 생길 예정이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지난주 말 현재 조직을 19개 주로 넓혔다.

힐러리 진영은 "슈퍼화요일은 '누가 그 주에서 1등이냐'의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선택과 집중 대신 전체 주에 고르게 역량을 투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오바마 진영은 "대의원 수의 총합보다는 '누가 더 많은 주에서 1등을 차지했느냐'가 슈퍼화요일의 승자를 결정짓고 대세를 차지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화당에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조직 면에서 가장 앞선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 등 '승자가 대의원을 독식하는 주'들을 싹쓸이해 일거에 승자로 등극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슈퍼화요일 규모가 결정되자 진작부터 이번 선거를 '비재래식(unconventional) 선거'라고 규정한 뒤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을 포기하고 29일의 플로리다 주 경선에서 승리해 여세를 슈퍼화요일로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조지아 등 6개 대형 주 가운데 5개 주를 이기는 후보가 나오면 사실상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며 "하지만 워낙 선두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슈퍼화요일 이후에도 혼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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