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클린턴 약발 없네

  • 입력 2008년 1월 9일 02시 57분


힐러리 지원유세 유권자 냉담

최근까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명’으로 불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러나 지금은 클린턴 전 대통령만큼 ‘가는 세월’을 탄식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8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낼 적임자가 자신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 상원의원이라고 주장하며 지원유세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군중 동원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힐러리 의원이 충격적인 3위를 차지한 뒤 그는 단 30분의 ‘쪽잠’만 자고 8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둔 뉴햄프셔 주의 뉴햄프셔대로 날아갔다. 그러나 학교는 열렬한 환호는커녕 적막한 침묵으로 전직 대통령을 맞았다.

방학 중인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뉴햄프셔 주의 로체스터와 보에서도 냉담한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세론’을 형성했던 부인 힐러리 의원의 지지율이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바람에 ‘구원투수’ 역을 맡게 돼 모양새가 어색하게 됐다.

힐러리 의원의 선거캠프 내에선 “클린턴 전 대통령이 너무 나설 경우 청중을 오히려 산만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선거전의 화두가 ‘변화’와 ‘개혁’인 상황에서 ‘왕년의 스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클린턴 시대’의 서막이 1992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였던 것에 비춰 볼 때 뉴햄프셔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그에게 더욱 서글프게 느껴질 법하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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