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월 1일 06시 5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부시 행정부 對테러전 흔들기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사망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알 카에다가 새로운 인력 충원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파키스탄 정부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바이툴라 메수드의 알 카에다 조직은 최근 해외파 전사가 아니라 반정부 파키스탄 민병대를 활용해 국가를 혼란으로 이끄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인근 아랍국가 출신의 해외파 전사에 의존해 왔던 알 카에다가 이젠 파키스탄 내 인적자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국경지역 파키스탄 민병대는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 침입군과 싸워 온 투쟁 경력을 갖고 있다. 민병대는 알 카에다와 탈레반 세력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국경으로 피신해 온 뒤 조금씩 세력을 키웠다.
파키스탄 민병대는 그동안 파키스탄 보안군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로 국경지역의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을 상대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던 것.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7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세력이 커진 민병대에 알 카에다가 손짓을 했다. 알 카에다가 이슬람 민병대와 연합해 만든 테리키 탈레반 조직은 파키스탄 정부와의 성전(聖戰)을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알 카에다와 민병대 연합세력은 파키스탄 보안군과 전투를 벌이는 한편 부토 전 총리와 같은 정치적 인사를 겨냥한 테러에 나섰다.
파키스탄 데일리타임스는 이들 조직의 외연 확장 대상에는 기존 국경지역의 부족들뿐 아니라 펀자브와 우루두 지역의 사람들, 수니파 극단주의 그룹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메수드는 현재 국경지역의 광범위한 테러 조직망을 이끄는 유일한 지휘관이다. 파키스탄 관리들에 따르면 그는 파키스탄의 외딴 곳에 있는 부족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을 선발해 훈련하고 파견하는 5개 그룹을 이끌고 있다.
IHT는 파키스탄 민병대의 세력 확대와 알 카에다의 연계 강화는 결국 파키스탄 안정화를 통한 테러와의 전쟁을 추진해 온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