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새 정권이 내년 2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새로운 한미관계가 형성되지 않겠느냐”며 “한미관계가 지난 5년간 아주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라 신뢰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축하 인사차 서울 여의도 당사를 예방한 버시바우 대사와 30여 분간 만나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앞으로 양국의 국익을 위해 잘 조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한미동맹의 목적과 새로운 비전, 세계 질서 속의 역할 증진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모든 것이 잘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이 당선자는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당선자는 “북핵 문제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므로 완벽히 해결돼야 한다”며 6자회담 틀 내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제안했고, 버시바우 대사는 “(북핵 상황이) 다소 문제가 있지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당선자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자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의 여야가 잘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자이툰부대 파병 문제를 언급하며 “후보 시절의 (파병 찬성) 언급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이 문제도 역시 잘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네거티브 공방을 떠올린 듯 “한국 선거가 보시기엔 재밌었을 것이다. (저는) 아주 고통스러웠지만…”이라며 “선거문화 또는 민주주의가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당사를 예방한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한일관계는 이해관계를 갖는 선린관계로 현명하게 제반 문제에 대처하자”면서 “취임하면 한일관계에 비중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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