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창업 통신]美 명품핸드백 대여 사이트 대박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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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는 어떤 창업 아이템이 뜰까요. 이번 주부터 해외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글로벌 창업통신’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세계 68개국 93개 KOTRA 무역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재원들이 생생한 글로벌 창업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2000년대 초반 방영되기 시작한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Sex and the City)’는 세계 여성들의 ‘패션 본능’을 자극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 드라마에서 톡톡 튀는 캐릭터의 싱글 여성들은 21세기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드라마에 소품으로 등장한 크리스티앙 디오르, 마크 제이콥스, 프라다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핸드백, 구두는 도시 여성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다. 품질과 가격을 중시하던 전통적인 미국의 일반 여성도 브랜드를 따지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사업가는 소비 심리의 미세한 변화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한다. 그레그 피포와 로이드 래피더스 씨는 2004년 4월 플로리다 주의 작은 아파트에서 명품 핸드백 대여 웹사이트인 ‘백 바로 오어 스틸(www.bagborroworsteal.com)’을 열었다. 미국 여성 1명의 핸드백 구입량이 최근 3년 만에 연간 0.5개에서 3개로 늘었다는 시장 보고서를 읽고 창업을 결심한 것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한 달에 5∼10달러를 내면 개당 2000달러가 넘는 루이비통이나 구찌 핸드백을 일주일에 95달러, 한 달에 275달러에 빌릴 수 있다. 시즌별로 인기를 끄는 고가(高價)의 명품 핸드백을 판매 가격의 5∼15%에 싫증날 때까지 쓰고 반납하면 된다. 더 오래 쓰고 싶다면? 대여 후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인기 상품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대여 기간은 제한된다. 현재 회원이 45만 명에 이른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이 회사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에 있다. 시카고 지역에 100여 종의 브랜드, 3000개 이상의 핸드백을 관리하는 물류센터(사진)를 운영하고 있다. 대여 핸드백의 파손이나 분실을 대비한 보험 옵션도 있다. 자주 방문하는 회원에게는 신상품 대여 우선권, 장기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스미스 씨는 “타 회사에 비해 10배가 넘는 재고물량을 보유해 선택의 폭이 넓다”며 “반납된 핸드백의 수선을 통한 품질관리, 정품 보장, 콜센터 운영 등 체계적인 고객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델 컴퓨터 창업주의 동생이자 벤처 투자가인 애덤 델 씨는 이 회사에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1500만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난해 액세서리 대여사업을 시작했고, 구두 예복 모피 선글라스 남성시계 골프채 등으로 대여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노력이 창업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진리다.

정종태 KOTRA 시카고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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