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아베 사임하자 애니메이션-게임株 껑충

  • 입력 2007년 9월 14일 02시 58분


코멘트
‘만화광’ 아소 다로 효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 의사 표명 소식이 전해진 12일 도쿄(東京) 주식시장에서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브로콜리라는 회사는 전날 92엔이던 주가가 157엔으로 71%나 뛰어 올랐다. 또 코에이네트는 15%, 만다라케는 13%, 도에이애니메이션과 가도카와그룹홀딩스는 각각 3% 상승했다.

닛케이평균주가가 80.07엔 하락한 이날 만화 관련주가 줄줄이 오른 이유는 ‘포스트 아베’ 경쟁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이 소문난 만화광이기 때문이다.

그가 승용차 뒷좌석에 만화잡지를 싣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읽는다는 이야기는 일본에서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만화를 통해 시대정신을 호흡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만화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존재다.

간사장 취임 이전 외상 시절에는 일본 외교의 간판으로 만화를 내걸었을 정도다.

올해 5월에는 “만화의 노벨상을 만들겠다”며 외무성 주최의 ‘국제만화상’을 만들었고 해외를 방문할 때는 만화 관련 교육기관 등을 빼놓지 않고 방문했다.

외무성이 4월 일본의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제작한 홍보 책자는 어린이용 인기 만화 ‘명탐정 코난’을 소재로 사용했다.

매주 20여 권의 만화잡지를 읽는다는 그가 가장 애독하는 만화는 국제적으로 암약하는 직업 암살자의 활약상을 그린 ‘고르고 13’. 그의 재임 중 외상 집무실에는 고르고의 포스터가 걸려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만화 관련주들이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한순간의 꿈에 그칠 소지도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13일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총재선거 출마 의향을 굳히면서 자민당 내에서 후쿠다 옹립론이 눈사태처럼 확산되고 있어 만화 관련주의 강세가 ‘반짝 주가’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