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기록의 사나이’ 美억만장자 포셋 실종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모험가'로 불리는 미국의 억만장자 모험가 스티브 포셋(63)이 실종됐다고 미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포셋은 3일 오전 8시45분 단발기를 몰고 네바다 주 서부 예링턴 부근에 있는 힐튼호텔 체인 공동회장 배런 힐튼의 개인 비행장을 떠나 네바다 사막으로 향한 뒤 소식이 끊겼다.

가족들에 따르면 포셋은 4~5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연료를 채운 뒤 제트 추진 경주용 자동차의 속도 신기록을 세울 장소를 물색하러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셋은 정오에 돌아와 부인과 함께 비행장을 떠날 예정이었고 짧은 비행이어서 위성전화나 전파수신 장비를 휴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에는 위치추적기가 부착돼 있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은 13대의 비행기를 동원해 구조에 나섰지만 5일 오전 3시 현재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셋은 비행과 기구, 항해, 스키, 등산 등 5개 분야에서 116개의 세계 기록을 세웠으며 이중 76개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워싱턴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포셋은 시카고에서 증권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뒤 199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모험에 뛰어들었다.

그가 세운 대표적인 기록은 2005년 2월 세계 최초로 단발 엔진 비행기로 67시간 만에 논스톱 세계 일주를 마친 것. 그는 열기구를 이용한 무착륙 단독 세계 일주, 최단 시간 내 뗏목 세계일주 항해, 나무 비행기로 대서양 횡단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도버 해협을 헤엄쳐 건너고 1760㎞를 달리는 알래스카 개썰매 경주대회를 완주했다. 또 평균 시속 220㎞로 24시간 달리는 프랑스 르망자동차 경주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등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강철 체력을 과시해왔다.

그의 친구들은 "포셋처럼 유능하고 강한 사람은 지금 어디선가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그의 생존을 확신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