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진료 U턴’…값싸고 의료質 높은 고국으로

  • 입력 200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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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다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재미교포 이상엽(41·세탁업) 씨 부부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운영하는 종합검진센터를 방문했다.

오랫동안 미뤘던 종합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간기능, 혈액, 소변, X레이 등 모든 검사를 받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 비용은 더욱 놀라웠다. “부부가 종합검진을 받는 데 400달러(약 36만 원)도 채 들지 않는다니….”

이 씨는 “미국에선 건강보험이 없으면 예방주사만 맞는데도 1인당 200달러는 족히 들어간다. 게다가 미국에선 한국에서 받은 검사를 다 받으려면 일주일이 넘게 걸렸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근 이 씨처럼 한국 의료기관에서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받는 재미교포들이 늘고 있다. 뉴욕한인회나 로스앤젤레스한인회 등 규모가 큰 한인회들은 아예 한국 의료기관들과 제휴협약을 맺어 교포들이 한인회에서 추천장을 받아 가면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재미교포들이 한국 의료기관을 찾는 이유는 한국이 미국 못지않은 의료 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비용은 훨씬 저렴하기 때문.

재미교포들의 무보험 비율은 30% 정도로 추산된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보니 직장의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사람이 적은 것이 큰 이유다. 미국에선 대체로 4인 가족 기준 건강보험료가 한 달에 1000달러(약 90만 원)에 이른다.

위장내시경 검사의 경우 미국에선 건강보험이 없을 때에는 비용이 2000달러에 육박한다. 이러다 보니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선뜻 검사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보험자만 한국 의료기관을 찾는 것은 아니다. 메릴랜드 주에 사는 김상연(37·회사원) 씨는 얼마 전 치과를 찾았다가 건강보험이 있는데도 잇몸 수술비용이 1만2000달러(약 1100만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하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한국에서 수술 및 치료를 받는 데 걸린 시간은 3일, 비용은 160만 원. 왕복항공료를 제외하고도 800만 원 가까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 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재미교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의료기관들도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26개 병원은 정부와 민간 병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주도로 올해 4월 교포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미용성형, 건강검진, 한방, 치과, 척추디스크나 유방암 등 일반진료, 안과 등 한국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설명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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