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日정치인 실언 잇따라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3분


29일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각 당 인사들의 지원연설 과정에서 실언(失言)이 돌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언 정치인 중 가장 거물급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그는 19일 도야마(富山) 현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과 중국의 쌀값을 비교하며 “어느 쪽이 높나. 이런 건 알츠하이머 환자라도 알 수 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아소 외상은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즉각 철회하고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에게 사죄했으나 ‘포스트 아베’ 선두주자로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2003년 10월에도 “지금은 노숙인도 당뇨병에 걸리는 풍요로운 시대”라고 말했다가 노숙인 지원단체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여러 차례의 실언 전력이 있다.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농림수산성 부상은 20일 한 연설에서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림수산상의 사무실 비용 문제에 대해 “아카사카(赤坂)의 게이샤에게 주는 화대로 썼다고 들었다”고 말했다가 문제가 되자 “농담이었다”며 철회했다.

마쓰오카 전 농수상은 5월 말 정치자금 문제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현직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자살한 인물. 이 발언에 대해선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조차 23일 “너무도 나쁜 농담”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같은 각료들의 잇단 실언에 대해 일본 언론은 “각료들이 얼마나 해이해졌는지 보여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지진 피해를 본 주에쓰(中越)에서 가까운 조에쓰(上越)의 한 현(縣)의회 의원이 21일 연설에서 “이번 지진 이름에 조에쓰도 들어가나 했다가 안심했다. 미안하지만 주에쓰가 흙탕물을 뒤집어쓰게 됐다”고 말해 현 의회 측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22일 “실례되는 발언을 했다. 복구 작업에 몸 바치겠다”며 사과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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