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외세와 싸운다고 선전…다국적군 공세땐 역효과”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아프가니스탄의 정세는 극도로 불안정하다. 탈레반이 위력을 떨치는 남부와 동부 지역은 무법지대나 마찬가지. 탈레반 세력이 다른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고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이 나라를 자립시키는 방향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터키산악재단’을 운영하는 영국인 중동문제 전문가 로리 스튜어트(사진) 소장은 23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스스로 탈레반과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초 영국 윌리엄과 해리 왕손의 여름학기 교사를 맡은 적이 있는 그는 이라크 내 영국군 주둔지인 마이산 주 부지사를 지냈으며 2004년부터 카불에서 거주해온 중동지역 문제 전문가.

그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일부 공화당 의원의 말처럼 ‘이라크 주둔 병력을 빼내 아프간 남부로 배치하자’는 주장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병력 증강 시도는 실패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영국은 아프간 남부 지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 헬만드 주에 병력 4000명을 배치했다. 그러나 2001년 11월 축출된 뒤 조용하던 탈레반은 영국군 배치 이후 테러와 납치를 일삼기 시작했다.

스튜어트 소장은 “탈레반은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에서 주민들을 등치는 세력이다. 아프간과 이슬람을 위해 외국인들과 싸운다고 선전하는 것이 이들의 생존전략”이라며 외국군 병력 증강이 탈레반 세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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