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비밀 풀렸다

  • 입력 2007년 7월 1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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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학자들이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를 만들 때 가로와 세로의 길이 비율에 따라 띠의 모양이 규칙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수학적으로 공식화한 방정식을 만들었다.

‘뫼비우스의 띠’는 길이가 긴 직사각형 종이를 180도 꼬아 붙여 만든 띠. 안과 밖이 분리되지 않고 한 개의 면이 계속 이어진다. 1858년 독일의 수학자 아우구스트 페르디난트 뫼비우스가 이론화해 그의 이름을 땄다.

영국 런던대의 게르트 판 데르 하이덴 박사와 유진 스타로스틴 박사는 띠를 만드는 직사각형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 밀도’가 띠의 모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수학적으로 공식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뫼비우스의 띠’에는 원상태로 돌아가 힘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자 독특한 형태의 꼬여 있는 부분이 나타난다. 수학 전문용어로는 ‘가전면(可展面·developable surface·직선이 운동할 때 생기는 곡면)’이라고 하는 이 부분이 ‘뫼비우스의 띠’의 모습을 예측하는 핵심이다. 이에 관한 논문은 1930년 처음 발표됐으나 그 규칙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에너지 밀도’는 띠를 접었을 때 재질 전체에 생기는 탄력에너지로 접힘이 심한 곳에서 가장 높고 평평하게 펴진 곳에서 가장 낮다. 연구팀은 띠의 폭이 길이에 비례해 늘어나면 ‘에너지 밀도’가 생기는 부분도 달라진다며 이것이 모양을 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최건호(수리과학과) 교수는 “자연계에서 ‘뫼비우스의 띠’가 실제로 나타나는 모양의 비밀을 수학적 방정식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인 물체의 잘 찢기는 부분을 예측하거나 나노 구조를 이용해 신약을 만드는 약학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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