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중국 환경의 대역습

  • 입력 2007년 7월 13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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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중국 후베이(湖北) 성의 둥후(東湖) 호수 변. 떼죽음한 고기들이 수km에 걸쳐 둥둥 떠 있었다. 호수 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20척의 배와 200명의 인부를 긴급 동원해 30t 분량의 폐사한 물고기를 모두 건져냈다. 관리위의 왕다쥔(王大軍) 부주임은 "공장 폐수와 최근 수온 급증으로 용존산소량이 격감한 게 원인"이라며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와 같은 규모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 하순 장쑤(江蘇) 성 타이후(太湖) 호수에 짙은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제주도보다 큰 2388㎢의 호수가 녹조로 뒤덮이면서 악취가 인근 우시(無錫)까지 번졌다. 500만 명의 우시 시민은 수돗물이 2주간 끊기면서 생수 사재기 전쟁을 벌여야 했다.

최근 중국의 환경 재앙은 상상을 초월한다. 환경을 돌보지 않고 급속한 성장만 추구한 데 대한 환경의 대(大)역습이다.

지난달 하순 후난(湖南) 성 둥팅(洞庭) 호 주변에서는 느닷없이 20억 마리의 쥐 떼가 민가와 농작물을 덮쳤다. 계속된 폭우로 둥팅 호 수위가 올라가면서 호수 가에 살던 쥐들이 주변 마을로 대피한 것.

당초 갈대 뿌리를 갉아먹고 살던 쥐들이 농작물을 습격하면서 13개 마을 2만8331무(畝·약 201.67평)의 경작지가 피해를 입었다. 이 역시 근본 원인은 주민들이 돈을 벌 요량으로 들쥐의 천적인 뱀을 모조리 잡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0%의 지표수는 4급 이하여서 정화한 뒤에도 마실 수 없다. 최근 공개된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중국에서 환경오염으로 75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환경 대책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장쑤 성은 타이후 주변의 폐수 배출 공장 2150곳을 내년 말까지 폐쇄한다. 국가환경보호총국은 창장 강과 황허(黃河), 화이허(淮河), 하이허(海河) 등 4대 강 유역의 신규 공장 허가를 앞으로 크게 억제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t당 0.67위안(약 82원)으로 돼 있는 폐수배출 부담금을 곧 2배로 올린다. '죽음의 바다'로 변한 보하이(渤海)를 살리기 위해 산둥(山東) 성을 가로지르는 대운하를 만들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오염 중병을 앓는 중국의 산하를 되살리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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