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4위 산유국가 이란, 휘발유 전용車 생산중단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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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의 산유국 이란이 휘발유 소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격을 올리고 배급제를 실시한 데 이어 휘발유만 사용하는 자동차는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BBC는 7일 알리 레자 타흐마스비 이란 산업장관이 “23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차량은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야 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기존의 휘발유 차량에도 점진적으로 LPG 겸용 장치 부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란은 2006년 자동차 115만 대를 생산했다.

이란은 5월 22일 휘발유 가격을 20% 기습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부터 배급제를 실시했다. 1인당 구입 가능한 휘발유가 월 100L로 제한되자 테헤란 암거래시장에서는 휘발유가 시가의 7배에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인 이란이 휘발유 소비 줄이기에 힘을 쏟는 이유는 원유가 많아도 정유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휘발유 소비량의 4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KOTRA 테헤란 지사에 따르면 이란은 하루 휘발유 소비량 7300만 L 중 3000만 L를 수입한다. 산유국이 아닌 한국의 경우 석유화학 정제시설이 많아 올해 상반기 휘발유 등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137억 달러나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란이 최근 휘발유 소비를 바짝 죄는 속내는 최근 핵개발 문제로 서방과 마찰이 심화되면서 서방측이 대(對)이란 휘발유 수출금지 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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