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EU 접경에 미사일기지 검토

러시아가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발사 기지를 설치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1부총리는 4일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는 등 비대칭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발트 해 연안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EU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할 경우 EU 국가들은 러시아의 중장거리 미사일 사거리에 놓이게 돼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바노프 부총리는 “미국의 동유럽 MD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그런 조치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미국에 체코와 폴란드에 대한 MD 기지 설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아제르바이잔에 공동 레이더 기지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이바노프 부총리의 발언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이후에도 MD를 둘러싼 논쟁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