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된 해리, 아직도 내 자부심”

  • 입력 2007년 7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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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홍보를 위해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한 해리포터 역의 대니얼 래드클리프(왼쪽)와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 씨. 회견장에는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 기자 6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홍보를 위해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한 해리포터 역의 대니얼 래드클리프(왼쪽)와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 씨. 회견장에는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 기자 6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화로 만드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 천문학적 제작비? 소설 속 판타지를 재구성하는 기술?

29일 신작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홍보를 위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 씨는 "영국 노동법 상의 배우들의 시간 관리"라고 답했다.

○ 제작자“배우 시간 관리 힘들었다”

영국 노동법에 따르면 16세 이하 연기자는 9시간 30분 이상 촬영장에 있을 수 없다고. 헤이먼은 "그 중 3시간은 학교수업을 받아야하고 1시간은 식사시간이며 매 시간 15분의 휴식시간을 주어야 하다보니 촬영시간이 보통 150일은 걸린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교 정규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엠마 왓슨(17) 등 주요배우들은 촬영장에서도 제작사가 고용한 개인 교사들에게 수업을 받기도 했다.

올해로 18세가 되는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자신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질문에 많은 준비를 한 듯 했다. 최근 들어 그에게는 '해리포터'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해리포터' 이미지가 그의 족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해리포터와 멀어지고 싶지 않다. 그것은 나에게 큰 자부심"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연극 '에쿠우스'에서 주인공 앨런 역으로 출연, 알몸 연기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했던 그는 "앨런 역은 아주 어려운 역할이었지만 놀랍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만족한다"며 "앞으로 섬세한 내면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5일 개봉될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은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해리, 학교 운영에 개입하는 정치세력 등 주 관객층인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제작자 헤이먼 씨는 "시사회 때 정작 어린아이들은 '멋지다(so cool~)'고 하더라. 서양 동화는 원래 어둡다. 현실은 '디즈니 월드'와 다르다"고 답했다. 래드클리프는 "그동안 우정, 충성, 용기에 대해 전해왔다면 이번 시리즈에는 밝음과 어둠, 선과 악 중에서 선택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 특별히 거짓말쟁이로 오해를 받았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려 하는 인간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해리포터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악당 볼드모트를 막아내면서 극심한 고난도 내면갈등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준 데 대해서는 "내면 연기를 위해 영화 '내 책상위의 천사'에서 전기의자에서 충격을 받는 장면을 참고했다"고 답했다.

○“남들과 똑같은 사춘기 겪고 있다”

그의 팬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티 렁(초 챙 역)과의 첫 키스 장면에 대해 래드클리프는 "처음엔 긴장했지만 다른 연기와 마찬가지였다"며 "감독님이 너무 능수능란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혀를 아래로 납작하게 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지만 혀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지난 7년간 래드클리프와 함께 해온 헤이먼은 "그는 여전히 친절하고 성실하며 겸손하다"며 "바뀐 점이 있다면 주 관심사가 프로레슬링에서 크리켓, 음악, 여자로 옮겨진 것"이라며 웃었다.

래드클리프도 "변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모든 스탭들이 나를 특별취급 하지 않고 평범한 인간으로 대해줬기 때문"이라며 "남들과 똑같은 사춘기를 겪고 있지만 남보다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조앤 롤링과의 관계에 대해 그는 "(롤링은) 항상 나를 성원해주고 지지해준다"며 든든한 유대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다음 6편의 계획에 대해 묻자 헤이먼은 "5편의 감독인 데이비드 예이츠가 메가폰을 잡는 6편은 론과 헤르미온느의 로맨스, 해리와 지니 위즐리(론의 여동생)의 관계, 볼드모트의 기원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담을 것"이라고 답했다.

도쿄=유성운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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