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거물 고이즈미-모리가 야당안에 찬성한 까닭은?

  • 입력 2007년 4월 28일 03시 02분


26일 일본 도쿄(東京) 나가타(永田) 정 중의원 본회의장.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의장이 “야당인 민주당의 고용대책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의원은 일어나 달라”고 주문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지만 곧이어 회의장 안에 있던 의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맨 뒷줄에 앉아 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 두 전직 총리는 모두 자민당 총재를 지냈으며 현재 소속 정당도 자민당이다.

정부의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해 별도로 이 개정안을 내놓은 민주당 의석에서는 “고마워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당연히 여당 의석에서는 쓴웃음이 번졌다.

독특한 소신에 따른 행동이었을까.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두 거물 정치인의 기립 찬성이 ‘깊은 뜻’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전했다. ‘잡담삼매’에 빠져 있다가 얼떨결에 일어난 것.

먼저 화제를 꺼낸 쪽은 모리 전 총리였다. 그는 올해 초부터 해 온 다이어트 덕분에 “체중이 처음으로 100kg 미만으로 줄었다”고 자랑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전 총리는 “나는 처음으로 60kg을 넘었다. 그쪽 살이 나에게 옮겨온 모양”이라고 받았다는 것.

두 전직 총리는 민주당 안이 부결된 이후 실시된 정부 안에 대한 표결에서 다시 일어나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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