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사전 새로 쓴다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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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옥스퍼드영어사전(OED)이 79년 만에 전면 개정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1928년 OED가 처음 완간된 이후 신조어를 수록한 부록이 두 차례 출판됐고 이를 다시 본서에 포함시킨 2판이 1989년 나왔지만 전면 개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OED 전면 개정이 앞으로 20년이 소요될 대(大)사업이라고 내다봤다. OED 1판을 내는 데는 준비 작업을 포함해 약 50년이 걸렸다.

OED는 단어의 뜻만 기록하는 보통 영어사전과는 달리 단어의 연원을 추적해 수세기에 걸쳐 사용된 의미와 실제 인용구를 곁들이기 때문에 개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영어가 처음 생긴 중세 앵글로색슨 시대부터 현재까지 모든 어휘를 다루는 영어사전’이라는 이 사전의 아이디어는 1857년 영국 런던문헌학회(PSL)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닥터 존슨 사전’의 단어가 4만3000개였으나 1928년 완간된 OED는 이를 뛰어넘어 10권의 책에 40만 개 이상의 단어를 담았다.

OED 전면 개정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신조어를 포함시켜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OED 온라인판에는 분기별로 한 번씩 신조어가 추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여성화된 남성 또는 성전환자를 뜻하는 ‘레이디보이(Ladyboy)’, 이슬람의 극단주의화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는 ‘탈레반화(Talibanization)’, 인터넷 방송을 의미하는 ‘웹캐스트(webcast)’가 추가됐다.

새 OED에 수록될 단어에는 서적, 신문, 잡지만이 아니라 과학저널, 노래가사, TV 스크립트, 식당 메뉴, 광고를 비롯해 심지어 포르노문서에 사용되는 단어도 포함된다.

인용구도 한층 다양해진다. 원 OED에서는 셰익스피어, 밀턴, 월터 스콧의 작품 같은 데서 사용된 구가 인용됐지만 이번에는 덜 알려진 작품이나 문학이라고 할 수 없는 일기, 편지 같은 텍스트에 사용된 구도 인용된다.

존 심슨 OED 수석편집인은 “영어는 순수언어라고들 말하는 프랑스어와 달리 지난 1500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왔으며 다른 나라 언어 및 북미와 호주, 카리브 해 지역 등 여러 영어 사용국들로부터 적극적으로 새로운 말을 흡수했고 또 새로운 낱말을 수없이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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