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천국' 독일도 식당-술집서 금연 실시

  • 입력 2007년 2월 26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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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유럽의 술집과 식당에서 담배 피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흡연자의 천국'으로 불려온 독일도 술집과 식당에서 원칙적으로 금연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연방정부와 16개 주는 22일 하노버에서 회의를 갖고 술집 식당을 포함한 모든 실내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관련 법령은 올 중반 연방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독일은 밀폐되고 금연구역으로부터 분리된 흡연실을 설치할 경우 흡연을 허용키로 해 이른바 '아일랜드 모델'을 완전히 따르지는 않았다.

아일랜드는 흡연실조차 허용하지 않는 전면 금연을 2004년 3월 29일 유럽 최초로 실시했다. 흡연실이 밀폐돼 있더라도 흡연실을 출입해야 하는 종업원들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 이 같은 아일랜드 모델은 영국으로 확산돼 스코틀랜드가 2006년 3월 26일부터 전면 금연에 들어갔으며 잉글랜드도 올 7월 1일부터 전면 금연을 실시한다.

유럽 대륙의 잇따른 금연 강화도 영국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있다. 대체로 아일랜드 방식의 전면 금연은 아니지만 개방된 공간에서 흡연석과 금연석을 구별하는 정도로는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엄격한 기준에 맞춘 흡연실을 설치하는 경우 흡연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탈리아는 2005년 1월 10일 이런 수준으로 금연을 강화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금연 강화 법률이 집권 여당 내 찬반표결에서 부결되자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가 행정명령으로 올 2월 1일부터 실내 공공장소에서의 원칙적 금연 실시에 들어갔다. 단 밀폐된 흡연실 설치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술집과 식당에의 적용은 내년 1월로 연기됐다. 상당수 술집과 식당은 흡연실을 설치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 정부의 금연조치를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독일의 이번 금연 강화 합의는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가장 인구가 많은 니더작센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금연에 관한 모든 권리를 연방정부에 넘기지 않고 독일어로 흡연자(Raucher)를 뜻하는 'R'을 외벽에 표시하는 '전면 흡연 술집'을 허가할 권리를 그대로 갖는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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