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유누스 “이달말 창당”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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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누스인가, ‘야누스’(두 얼굴을 한 로마의 신)인가.

빈곤 퇴치 운동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사진) 그라민은행 총재가 ‘빈민의 아버지’에서 ‘정치 권력자’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폭력과 부패로 만연한 나라를 새로운 방글라데시로 만들겠다는 명분이다.

유누스 총재는 18일 “이달 말 신당이 공식 출범할 것”이라며 “신당 명칭은 ‘나가리크 사크리(시민의 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당은 차기 총선부터 참여할 것”이라면서 “더는 정치권 밖에서 머물 수 없다. 나는 결단했다.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든 그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력한 야심을 드러냈다.

그는 국영 BSS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입문하며 자신이 설립한 그라민은행과도 결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누스의 도전은 노벨상 수상 후 급상승한 개인적 인기와 최근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0년 이상 지속된 여야의 거센 대립으로 극심한 혼란이 계속돼 왔으며, 올해 1월로 예정됐던 총선도 야당의 파업과 시위, 여당의 계엄령 선포와 이에 따른 유혈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다.

정치에 실망한 국민 사이에선 유누스 총재의 정계 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간다. 반면 일부 정치인들은 “(유누스가) 의심의 시선을 받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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