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금시간대 방송 내용 통제

  • 입력 2007년 1월 2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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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22일 중국 내 모든 TV 방송국은 황금시간대에 사상성과 교육성이 있는 드라마만을 방영토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TV와 라디오 등 방송 감독기관인 국가광파전영과시총국(광전총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8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이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TV 방송에 대한 검열을 실시했으나 이번처럼 전국적으로 프로그램 편성을 통제하기는 이례적이다.

광전총국 왕웨이핑(王衛平) 부국장은 "앞으로 최소 8개월 동안 전국의 모든 방송사들은 황금시간대에 사회발전을 적극 지지하고 낙관적이며, 생활수준을 앙양하는 주센뤼 프로그램을 방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사들은 한 달 전에 미리 프로그램을 제출해 심의를 통과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엄격한 제재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광전총국이 방영을 허용하는 드라마의 내용은 '주센뤼(主旋律)'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 구체적인 함의는 뚜렷치 않다.

다만 당 지도자들을 부각시키고 혁명전통을 고양하며 사회주의 정신문명을 제창하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가 정통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는 것으로 개혁개방의 영향으로 영화 드라마가 급속히 오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87년 중국 당국이 꺼내든 구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22일 앞으로 황금시간 대에 방송될 수 없는 영상물에는 수입 드라마 및 만화와 범죄, 폭력, 섹스, 연애물, 이혼을 다룬 프로그램, 방언이나 방언 투의 프로그램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방송드라마는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지 않아 별다른 영향은 없지만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던 일본 만화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당국의 조치가 나오자 "도대체 뭐가 주센뤼냐"며 비판도 나온다. 중국 대표적 포털사이트 신랑(新浪)에는 "한국의 '대장금' 같은 인기 드라마는 주센뤼에 맞지 않는가?"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황금시간 대의 프로그램 내용 통제로 각 방송사들의 수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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