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美대사관 ‘로켓탄 테러’…인명피해 없어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코멘트
그리스 아테네의 미국 대사관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소형폭탄 공격을 받았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12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공격의 배후로 그리스 내 극좌 테러단체인 ‘혁명투쟁(Revolutionary Struggle)’을 지목했다.

이날 오전 6시경(현지 시간) 미국 대사관 건물 맞은편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로켓추진 총류탄(RPG)이 대사관 상징이 그려진 건물 앞 벽면을 뚫고 들어가 3층 화장실에서 폭발했다. 이 공격으로 대사관과 인근 건물의 유리창이 깨졌다.

찰스 레이스 아테네 주재 미 대사는 “당시 대사관에 사람이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고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매우 심각한 공격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론 폴리도라스 공공질서부 장관은 대사관 앞에 모여든 취재진에 테러 단체 ‘혁명투쟁’이 이번 공격의 배후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혁명투쟁’은 최근 몇 년간 여섯 차례의 테러 공격을 감행해 그리스에서는 가장 호전적인 극좌 테러 집단으로 알려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기 100일 전 경찰서를 공격했으며 지난해에는 경제부 장관을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했다.

그리스 경찰은 대사관 주변 도로를 봉쇄해 주변 도로에는 큰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대사관은 이날 휴업했으며 곧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전에도 그리스 소재 미국 은행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나 로켓을 이용한 테러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1996년 그리스의 극좌 테러집단 ‘11월17일’이 미 대사관에 로켓추진 총류탄 공격을 했으나 밤늦은 시간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단체 조직원들은 그 뒤 미국과 영국 공무원을 포함해 23명을 살해한 혐의로 특별 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았다.

외신들은 그리스에서 가장 삼엄한 경비를 받는 미 대사관 건물이 공격을 받은 점에 주목하며 극좌 테러 집단들이 활동을 재개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아테네=외신 종합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