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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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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단 한 차례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한겨울인 12월 뉴욕에 눈이 내리지 않은 것은 1877년 이후 129년 만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올겨울 내내 한 차례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일 “앞으로도 뉴욕에서는 당분간 눈 구경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12월에 눈이 내리지 않은 곳은 뉴욕뿐이 아니다. 유럽의 폴란드 바르샤바,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베를린, 오스트리아 빈, 스웨덴 스톡홀름에도 아예 눈이 내리지 않거나 눈 구경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유럽의 올겨울 기온이 평균보다 5도 이상 높은 상태라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 기상학자들은 미 동부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이 북극의 찬 공기를 이동시키는 제트기류가 북극권에 주저앉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이오와 주 기상청의 해리 힐라커 기상학자는 “최근 태평양의 엘니뇨현상이 29년 만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1일 이스트앵글리아대 기후연구소장인 필 존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올해는 엘니뇨현상이 특히 기승을 부리면서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지구촌 ‘봄같은 겨울’
러시아 흰곰들 잠못이뤄 어슬렁 알프스 산허리엔 밤나무 새싹이
2일 오전 미국 워싱턴 인근의 버크레이크 공원. 조깅을 즐기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반팔에 쇼트 팬츠 차림이다. 이날 워싱턴 인근 낮 기온은 영상 14도. 봄 같은 날씨가 약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 일기 예보는 영상 20도.
뉴욕은 1877년 이후 처음으로 눈 없는 12월을 보냈다. 지난 4년간 뉴욕의 겨울철 평균 강설량은 101cm였다.
유럽에서는 ‘1300년 만의 이상난동(異常暖冬)’이라는 표현이 쏟아진다.
러시아에선 추콧카, 야쿠츠크 등 북극 인접 지역의 흰곰들이 마을 주민과 가축을 습격하는 사건이 새해 아침 주요 뉴스를 장식했다. 북극을 향해 이동해야 할 흰곰들이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이동 경로를 해안지역으로 돌려 마을을 습격하는 것. 지난해 이맘때 영하 10∼15도를 기록했던 모스크바의 1일 낮 기온은 평균 영상 4.5도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올겨울 들어 눈 구경을 제대로 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춥고 눈이 많기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도 마찬가지다.
따뜻한 겨울은 갖가지 기현상을 빚고 있다.
스페인 북부 산악지대에선 겨울잠에 들어갔던 곰들이 며칠 만에 깨어 어슬렁거린다. 추운 날씨로 악명을 떨치던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 240km 지점에 있는 야로슬라블 시에서도 따뜻한 날씨로 인해 겨울잠을 못 자는 걸린 곰이 한두 마리가 아니다. 영국의 하늘에는 ‘철없는’ 벌과 나비, 제비가 날고 있다.
프랑스의 과일 생산업자들은 각종 과일 나무에 벌써 꽃망울이 맺히고 있어 서리 피해를 볼 게 뻔해 올해 과일 작황이 나쁠 것이라고 걱정한다. 겨울철 한 철 장사를 망쳤다는 한숨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눈으로 덮여 있어야 할 유럽의 알프스 산맥 곳곳에서도 봄철에나 볼 수 있는 밤나무 새싹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모잠비크 같은 나라의 가뭄을 몰고 와 식량난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 세계 많은 과학자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롯한 각국 국가지도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엘니뇨
태평양 적도 인근 해역의 수온이 상승해 세계 곳곳에 폭풍, 홍수, 가뭄 등 재난을 몰아오는 이상기후 현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바닷물이 2∼10도 올라 태평양 해류의 움직임을 바꿔 기상이변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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