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연구그룹 반대냐 지지냐” 美 우파 양분

  • 입력 2006년 12월 11일 20시 17분


코멘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새 이라크 정책 발표를 앞두고 미국 보수진영 내부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제거 및 민주주의 이라크 건설을 통한 테러리즘·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온상 제거'라는 이라크 침공의 명분을 적극 지지했던 우파 내부에서 이라크 사태의 전환점을 맞아 이념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은 최근 이라크연구그룹(ISG)은 물론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를 향해 신랄한 비난의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네오콘 기관지인 위클리스탠다드 최신호는 '참을 수 없는 ISG의 경박함', '부시를 실패로 이끈 참모들…'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을 통해 "ISG의 권고안은 이미 지난 3년간 실패로 입증된 '럼즈펠드(국방장관) 노선'의 되풀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잡지의 필진들은 "럼즈펠드가 실패한 근본 이유는 초기에 더 많은 지상군을 파병해 반란의 싹을 자르고 치안을 확보하는 대신 이라크인을 훈련시켜 치안유지를 맡길 수 있다는 오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라며 "ISG는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딕 체니 부통령실, 국방부, 국무부의 참모진들도 그 같은 실패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미군을 최소한 5만 명 증원해야 한다는 것.

공화당내에는 ISG 권고안 지지 의견이 다수지만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존 매카인 상원의원처럼 단기적인 미군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행정부 내에도 의견차이가 뚜렷하다. 뉴욕타임스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ISG의 접근법을 조심스럽게 포용했으나 NSC와 부통령실의 관계자들은 ISG 권고안의 많은 부분이 '비실용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반면 ISG를 이끌어온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온건 우파'들은 지난 주말 대거 방송에 출연해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서 내용의 전폭적 수용을 촉구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