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서 스포츠마케팅 '전쟁' 치르는 기업들

  • 입력 2006년 12월 4일 16시 58분


메달수상 진행요원(출처:아시안게임 공식 홈피)
메달수상 진행요원(출처:아시안게임 공식 홈피)
1일부터 제 15회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에서는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대회 공식후원사에는 삼성전자와 GE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이름이 눈에 띕니다.

국내 패션회사인 제일모직도 후원사로 참여해 '빈 폴' 브랜드로 대회 진행요원과 심판진 등 2만 여명이 입을 유니폼 47만 점을 지원했습니다. 유니폼은 디자인에서부터 시작해 원단 제작, 봉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모두 국내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도 중동지역의 특색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준비와 제작기간만 2년이나 걸렸습니다. 아랍어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디자인으로 썼고, 중동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 등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중동 사람들의 체형이 한국인과 너무 달라 옷을 만드는데 여간 어렵지가 않았다는 겁니다.

중동인들은 체격이 큰 데다 허리가 매우 굵은 항아리 형태를 갖춘 체형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인 평균보다 무려 3배나 큰 허리사이즈(150cm)도 있습니다.

이런 체형에 맞춰 옷을 만들다 보니 디자인을 새겨 넣는 기계에 옷이 들어가지 않는 우스꽝스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일모직은 결국 '빅 사이즈'용 기계를 따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슬람 여성 진행요원들이 입을 '히잡'을 만드는 일도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몸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교리(敎理)에 따라 얼굴과 가슴을 가리기 위해 입는 것을 말합니다. 얇은 천으로 돼 있어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내에는 이런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원단이 없습니다. 제일모직은 고민 끝에 중동에서 실을 수입해 히잡용 원단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지휘한 제일모직 김해일 사업부장은 "이번 대회를 한국 패션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희망대로 한국패션을 널리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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