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연타당한 이라크 총리 '불편한 심기'

  • 입력 2006년 11월 3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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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심기가 불편하다. 내전으로 치닫는 종파간의 충돌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

수니파 지도자 셰이크 하리쓰 알 다리는 지난 주 "국제사회가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반미 성향의 시아파 정치인들도 "말리키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지 않으면 국회 참여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뉴욕타임스가 29일 공개한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비밀메모는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았다. 해들리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한 메모에서 "말리키 총리가 현재의 이라크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를 통제할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말리키 총리의 능력을 키워주지 않은 상태에서 행동을 취하도록 압박하면 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총리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말리키 총리가 시아파 다와당의 소수 그룹에 둘러싸여 종파간 분쟁 해결을 가로막는 왜곡된 정보를 받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외신들은 이 메모가 공개된 뒤 미국과 이라크의 정상회담이 갑자기 취소되자 "말리키 총리가 화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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