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러시아 KGB요원 독살맞다…이용 항공기 방사능 검출 확인

  • 입력 2006년 11월 30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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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알렉산데르 리트비넨코의 독살에 러시아가 관련됐음을 시사하는 물적 증거가 처음 나왔다.

리트비넨코를 사망케 한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의 흔적이 영국 런던과 러시아 모스크바를 오간 영국항공(BA) 소속 항공기 2대에서 29일 극미량 탐지됐다.

BA측은 "이 2대의 항공기중 최소 1대는 리트비넨코가 병원에 실려간 11월 1일에 며칠 앞서 런던과 모스크바를 비행했다"며 "리트비넨코 사건 관련 인물이 항공기를 탑승한 의혹이 있어 경찰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11일 1일 이전의 폴로늄 210 흔적이 탐지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경찰은 항공기의 폴로늄 210이 어디서 온 것인지, 당시 탑승객은 누구였는지 정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리트비넨코의 휴대폰 사용기록과 런던 시내 CCTV 카메라를 뒤져 그의 11월 1일 행적을 추적해 폴로늄 210의 흔적을 조사해왔다.

경찰은 그날 리트비넨코가 전직 크레믈린 경호원 등 러시아인들을 만난 그로스브너 광장 인근 밀레니엄 호텔, 러시아의 이탈리아 내 스파이 활동을 조사 중인 이탈리아 보안전문가를 만난 피카딜리 광장 인근 스시 체인점 이추(Itsu)에서 폴로늄 210의 흔적을 발견했다. 리트비넨코가 방문한 그로스브너 스트리트의 국제보안회사 에리니스 사무실과 반(反) 푸틴파로 영국에 망명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다운 스트리트 사무실에서도 폴로늄 210의 흔적이 발견됐다. 그러나 리트비넨코가 만난 사람 중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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