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vs 하면, 등돌린 두 여걸… 美민주 ‘삐걱’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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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의원의 ‘감정싸움’이 미국 의회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두 사람이 내년 1월 미국 헌정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이 될 민주당 낸시 펠로시(66) 의원과 같은 당 중진인 제인 하먼(61) 하원의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들의 알력이 깊어지면서 생긴 민주당 내부의 불화는 펠로시 의원의 하원의장 역할 수행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절친한 사이였다. 문제는 2001년 하원의원 선거 때부터 시작됐다. 지역구 배정 문제로 두 사람이 멀어지기 시작했다는 게 지인들의 얘기다. 하먼 의원은 자기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원을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이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민주당 의원이면 당선 안정권인 새크라멘토에 있으면서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었다.

펠로시 의원은 지난해 초에는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노리던 하먼 의원을 아예 퇴출시키고 자신의 측근을 앉히겠다고 밝힐 정도로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어떤 정치적 계기보다는 그동안의 개인적 감정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펠로시 의원은 이래저래 곤경에 처해 있다. 16일 민주당 후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그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반전주의자 존 머서(펜실베이니아) 의원이 스테니 호이어 의원에게 패하면서 지도력에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 장악력에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펠로시 의원이 쉽게 물러설 것 같지도 않다. 특히 “누가 내 편인가”를 따지는 펠로시 의원의 성향을 고려하면 그가 의회 운영에서 정책보다는 개인적인 관계를 더 중요시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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