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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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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의 부도심인 신주쿠(新宿)에서 서남쪽으로 30∼40분 달리자 열차는 다마센터역에 닿았다.
다마 시 등 도쿄도 내 4개 시(市)에 걸쳐 있는 신도시의 심장부답게 역 주위는 현대식 쇼핑센터와 사무용 건물이 즐비했다. 100여 m에 이르는 상업지역 중심의 보도가 끝나는 곳에는 널찍한 공원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고 뒤쪽으로는 아파트단지가 짙은 녹음에 파묻히듯 펼쳐져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주거단지와 편의시설,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사회간접자본이 풍부하게 조성돼 있다”며 주거환경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쓰마(大妻)여대가 2004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주민의 80%가 “살기 좋다”고 응답했을 정도.
다마신도시는 도쿄 도가 1965년 발표한 계획에 따라 만든 계획도시다.
그런데도 아파트의 ‘건축 연령’이 대부분 비슷한 한국의 신도시와는 달리 지은 지 30년이 넘은 낡은 저층아파트에서부터 1년도 안 된 현대식 고층아파트까지 골고루 뒤섞여 있다. 도쿄 도가 신도시 전체를 21개 지역으로 나눠 단계적, 순차적으로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개발에 앞서 계획을 구상하고 검토하는 데만도 10년이 넘게 걸렸고, 첫 삽을 뜬 날로부터 개발종료 선언을 하기까지는 꼬박 40년이 걸렸다.
‘다마신도시 마을 만들기 전문가회의’의 기시모토 노리유키(岸本典之·건축사) 이사는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신도시를 개발한 덕분에 건설자재 파동이나 투기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르는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마신도시라고 해서 그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계획을 세울 당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급속한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인구의 도심 회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인구가 200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빈집도 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10년 이상 계속된 불황의 영향으로 아직 빈 땅으로 남아 있는 지역도 있다.
1971년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된 일부 지역은 재건축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기시모토 이사는 “한국의 신도시들도 언젠가는 같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도시 전체가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고 입주했다면 부작용이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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