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학들 기금모금 ‘혈안’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코멘트
주요 대학 모금 목표액
(단위: 달러)
대학목표액
스탠퍼드43억
컬럼비아40억
예일
버지니아
30억
뉴욕25억
존스홉킨스
시카고
20억
브라운14억
자료: 뉴욕타임스

미국 명문 대학들이 거액의 기금 모금 캠페인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최근 스탠퍼드대는 2011년까지 43억 달러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이에 앞서 컬럼비아대는 40억 달러, 예일대와 버지니아대는 각 30억 달러 규모의 기금 마련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뉴욕대(25억 달러), 존스홉킨스대 시카고대(각 20억 달러), 브라운대(14억 달러)도 기금 모금에 나섰다.

미 교육 전문 주간신문인 ‘고등교육신문’은 10억 달러 이상의 기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이 25개가 넘는다고 21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학들이 ‘집중 거액 모금 캠페인’에 앞 다퉈 뛰어드는 것은 대학 간 치열한 경쟁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명문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기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지 않고 있는 하버드대도 조만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의 기부금을 굴리는 ‘재벌 학교’다. 하버드대는 기부금이 이미 30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스탠퍼드대는 15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교육대학장을 지낸 아서 레빈 씨는 “경쟁 대학에 수영장이 있으면 종합수영시설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릴 것”이라고 명문 대학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매사추세츠대 존 롬바르디 총장은 “군비 확장 경쟁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할 정도.

이 신문은 경쟁으로 인한 학비 인하가 특히 유명 대학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대대적인 기금 마련에도 불구하고 학비는 계속 인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문 대학 간 경쟁으로 인한 시설 확충, 연구 강화, ‘최고의 교수’ 확보와 이에 따른 급여 인상이 대학 운영비를 치솟게 만들기 때문이다.

10억 달러 기금 모금 같은 캠페인을 할 수 있는 대학은 미국 내에서도 소수에 그친다.

이 신문은 나머지 대학은 천천히 쇠락해 가고 있다며, 명문 대학 간 경쟁의 폐해가 교육계 전반에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