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샤라프 대통령, 책 팔러 미국 간 거야?"

  • 입력 2006년 9월 25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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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책 팔러 미국 간 거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미국 방문(22~30일)이 갖가지 화제를 뿌리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24일 방영된 CBS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2001년 9·11테러 직후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미 국무부 부장관이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협력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폭격해 석기시대로 만들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무샤라프 대통령은 "곧 내 책이 나올 예정이라서 미리 공개할 수는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옆에 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궁금하면 그 책을 한번 사서 보라"는 농담으로 겨우 어색한 상황을 무마했다.

책의 정체는 25일 뉴욕에서 출간된 무샤라프 대통령의 자서전 '사선(射線)에서(In the line of fire)'. 그는 NBC방송의 '투데이 쇼'와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 등에 출연해 책 홍보에 열을 올렸다.

출판전문가들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나 골다 메이어 전 이스라엘 총리 등도 현직에 있으면서 자서전을 출간한 적이 있지만 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피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더욱이 국가 지도자가 자신의 책 때문에 중대한 쟁점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책을 팔기 위해 벌인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의 인기는 저조하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사전 주문 순위에서 겨우 122위에 그쳤다. 28달러였던 원래 정가도 아마존에서 16.8달러까지 떨어졌다.

한편 무샤라프 대통령이 24일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는 동안 파키스탄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면서 쿠데타설과 '대통령 건강 이상설'이 퍼지는 소동이 일어났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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