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레바논 안보리결의안 거부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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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가 내놓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이 미국 등 서방과 아랍 국가들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안보리 결의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장했지만 아랍국가 외교장관들은 이 결의안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결의안에 반대하는 것을 알지만 이 지역의 폭력 사태는 끝나야 한다”며 “미국과 우방들이 내놓은 결의안은 레바논의 영원한 평화 정착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시리아와 이란은 헤즈볼라에 대한 막후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랍연맹 외교장관들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이 즉각 철수한다’는 내용이 빠진 결의안 초안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외교장관들은 “결의안에 레바논의 주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대신 푸아드 알시니오라 레바논 총리가 내놓은 ‘7단계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외교장관들은 레바논 측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 유엔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7단계 방안에는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 병력 철수 △포로 석방 △국경지대에 레바논 군과 함께 유엔군 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상호 보복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7일 레바논 남부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했다. 알시니오라 총리는 이 공습으로 적어도 40명이 사망했다며 “이스라엘군은 전투를 중단시키려는 유엔의 노력에 대해 호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도 이에 맞서 7일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로켓 공격을 해 2명이 부상했다. 이에 앞서 6일에는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로켓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 예비군 12명 등 적어도 1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의 3번째 도시 하이파에서는 민간인 3명이 숨지고 160명 이상이 부상했다.

지난달 12일 개전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레바논인은 10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928명이 민간인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은 민간인 36명을 포함해 93명으로 집계됐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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