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전 경단련회장 “국수주의 빠지면 日 침몰”

  • 입력 2006년 7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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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어법으로 자주 ‘쓴소리’를 쏟아 내는 오쿠다 히로시(奧田碩·73·사진) 전 도요타자동차 회장 겸 일본 경단련(經團連) 회장이 ‘일본 침몰론’을 제기했다.

오쿠다 전 회장은 24일자 니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고질적인 외국인 배타주의와 현장을 경시하는 경영 풍토에 대해 ‘침몰’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써 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선 “일본인들이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인은 일본인끼리만 해 나가면 된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이상 일본은 가라앉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최근 국수주의적 경향이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다”며 “‘일본인끼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일본인들이 하던 것과 똑같은 소리”라고 꼬집었다.

오쿠다 전 회장은 또 고령자와 여성 고용을 확대하고 정보기술(IT)을 활용하면 인구가 줄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영인이라면 그런 바보 같은 소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도요타자동차의 품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자동차업계 전체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지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오쿠다 전 회장은 품질 저하의 원인으로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따른 현장 경영의 경시를 꼽았다.

그는 “최근 통신과 영상기술이 발전했다는 이유로 실물을 눈으로 확인하지도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장에서 현물을 보지 않으면 어떤 일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쿠다 전 회장은 5월 경단련 회장직을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에게 넘겨준 데 이어 6월에는 도요타자동차 회장에서 상담역으로 물러앉았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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