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기업 ‘귀족월급’ 국가주석의 2~3배나

  • 입력 2006년 7월 12일 20시 32분


코멘트
독점적 지위를 가진 중국의 국영기업과 일반기업의 임금이 '천양지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경제전문 주간 21세기경제보도와 중화공상(中華工商)시보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이동통신회사인 중국이동집단의 평균 연봉은 12.36만 위안(약 1468만 원).

이는 지난해 중국 전역의 회사원 평균 연봉 1만8364위안보다 6.77배 높은 수준이다. 또 임금수준이 비교적 높은 중국 동부지역 평균 근로자 월급 2만2400위안보다 5.52배 많다.

위안양윈쉬(遠洋運輸)집단, 바오강(寶鋼)집단공사, 중궈통신(中國通信)집단, 중궈하이윈(中國海運)집단 등 대표적인 중국 국영기업들의 직원 연봉도 7만~12만 위안 선이다.

최근 발표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연봉 4만3200위안(판공비 별도)보다 2~3배 많다. 또 대학을 갓 졸업한 회사원의 평균 월급이 1500~2500위안인 점과 전국 지역별 최저임금이 280~670위안인 점을 감안할 때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영기업 직원들의 월급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169개 국영기업은 순익이 전년보다 27.9% 많은 6296.5억 위안(약 74조77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임금도 20~30%씩 껑충 뛰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5만9200위안을 기록한 중궈스여우(中國石油)집단의 임금 총액은 675억8000만 위안으로 허난(河南) 성의 1년 재정수입보다 많다. 중궈스여우집단의 직원은 114만100명이다.

이처럼 독점적인 국영기업의 임금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자 중국 정부는 소득분배제도 개선차원에서 이를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5월 26일 회의를 열고 "(국영기업 등의)지나치게 높은 월급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부정파(步正發) 노동사회보장부 부부장도 "현재 독점기업 종사자들의 연봉이 지나치게 빨리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전력, 전신, 금융, 보험, 담배 등의 독점기업 근로자의 평균연봉이 다른 업종의 2~3배"라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임금격차를 줄이려는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국영기업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임금상승을 억누르면 복지나 보조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중앙정부의 정책을 피해나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노동사회보장부 관계자는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지만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라 구체적으로 대책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원후이보는 전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