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44가구 분양에 한국인이 절반 매입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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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뉴욕의 부동산회사인 코코란 그룹의 임원이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오히려 지금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고 판단해 대거 미국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 보도했다.

코코란 그룹이 맨해튼 바로 건너편에 있는 뉴저지 주 웨스트뉴욕에서 분양 중인 총 344가구의 아파트 ‘허드슨 클럽’의 매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다. 이 아파트는 채당 가격이 40만∼160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아파트. 이 아파트를 구입한 한국인의 절반은 현금으로 구매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이처럼 한국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미국이 투자하기에 안전하다는 점과 함께 환율 변수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높아 싼 가격에 미국 주택을 산 뒤 앞으로 미국 달러 가치가 반등한다면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미국 주택을 팔 때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보스턴에 있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75만 달러에 계약한 김은정 씨도 “환율을 감안하면 이미 10%의 이익을 얻은 셈”이라며 보스턴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박사 학위를 딸 때까지 적어도 8년간 그 집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가 최근 투자 목적의 해외부동산투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도 미국 부동산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해외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루티스 코리아’는 지난해 회원이 1000명이었으나 올 5월에 20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금은 6000명에 이르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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