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세계 첫 대통령-총리형제 탄생 '눈길'

  • 입력 2006년 7월 9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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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대통령-총리 쌍둥이 형제가 탄생할 전망이다.

폴란드 보수집권당 '법과 정의(PiS)'는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일란성 쌍둥이 형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57) 당수를 8일 새 총리로 추천했다.

카친스키 당수는 사임한 카지미에르스 마르친키에비치 총리를 승계해 당의 추천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AFP통신은 폴란드 의회가 새 총리를 인준하면 카친스키 당수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기간 중 자신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나는 절대로 총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카친스키 당수는 8일 "형제가 대통령과 총리를 맡는 것이 위험할 수 있지만 내가 총리에 오르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시민강령' 도널드 투스크 당수는 PiS가 폴란드 정치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형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히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형제는 1989년 폴란드의 공산주의 붕괴 후 첫 자유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동반 당선됐고 2001년 보수 가톨릭계 정당인 PiS를 공동 창당했다. PiS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됐다.

한편 AP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70%에 이르는 마르친키에비치 총리가 사임한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폴란드의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총리와 카친스키 당수 간 균열이 생겼다는 보도가 최근 몇 주간 잇따랐고 AFP는 한 정치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카친스키 당수는 자신보다 잘 나가는 인물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르친키에비치 총리 본인은 "정치에는 팀워크가 필요하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올해 가을 PiS의 바르샤바 시장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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