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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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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는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이슬람 8개국 여성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8일 보도했다.
‘자신을 가장 화나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다수 여성은 이슬람 국가 간의 단결 부족과 폭력적 극단주의, 정치 경제적 부패 등을 꼽았다. 서방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 수단으로 간주하는 머릿수건이나 부르카(몸 전체를 감싸는 의상)를 거론한 응답은 아예 없었다.
또 대부분의 응답자는 남녀평등이나 ‘법 앞에 평등’은 서방의 가치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모로코 여성의 78%, 레바논 여성의 71%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서방의 가치체계는 이슬람권의 정치 경제적 진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각자의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요소는 무엇이냐’고 묻자 압도적 다수가 “도덕적, 영적 가치의 고수”라고 답했다. 반면에 서방세계의 도덕적 해이, 혼음, 포르노는 가장 멸시하는 항목으로 꼽았다.
한편 거의 모든 이슬람 여성이 독립적인 투표 행사와 가정 외부의 활동, 정부 최고위직 진출 등의 권리를 당연히 확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레바논 여성의 97%, 이집트와 모로코 여성의 95%가 자율적 투표권 확보를 지지했다.
갤럽은 “미국은 여성의 권한 확대를 중동 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정작 이슬람 여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관한 실증적 정보를 토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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