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수행비서가 하버드에?

  • 입력 2006년 6월 2일 16시 51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수행비서인 블레이크 고츠맨 씨(26)의 입학을 허가해 구설수에 올랐다. 고츠맨 씨는 부시 대통령의 딸 제나 씨의 고교시절 남자친구로 화제가 됐던 인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지원자중 30%만 면접까지 갈 정도로 입학이 쉽지 않다. 특히 고츠맨 씨는 대졸자도 아니고 대학 1년 중퇴자다. 고츠맨 씨의 입학이 받아들여진 데에는 부시 대통령의 추천서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짐 아이스너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대변인은 최근 보스턴헤럴드 인터뷰에서 "대졸자가 아닌 사람 중에서 우리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입학 심사가 붕어빵 찍어내듯 획일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과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도 대학 중퇴자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다녔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지원자는 입학시험 성적이 좋아야 하고, 추천서를 제출해야 하며 '대학 시절의 경험'을 포함해 7가지 주제의 에세이를 작성해야 한다"며 "그러나 하버드는 실제 세계, 현장 경험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 경험은 꼭 대학 시절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보스턴헤럴드는 가령 최고 군통수권자의 애완견인 바니와 비즐리를 돌보는 것도 그런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부시 대통령을 '24시간 수행'하는 고츠맨 씨가 대통령의 애완견까지 돌보는 걸 빗댄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같은 텍사스 출신인 고츠맨 씨는 10여년전 텍사스주 오스틴의 스티븐 F 오스틴 고교를 다니면서 제나 씨와 만나 데이트를 했으며, 이때 부시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고 한다.

이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클레이몬트 매케나 단과대에 입학했지만 1학년을 마치고 부시 캠프에 합류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2002년 2월부터는 줄곧 수행비서로 일해왔다.

고츠맨 씨는 올 가을학기부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8월 연봉 7만 달러(약 6650만원)의 수행비서직을 사직한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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