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계속되는 유혈충돌…의회 해산설 나돌아

  • 입력 2006년 5월 29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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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에 일주일 째 내부 유혈충돌이 이어지면서 불안에 휩싸인 주민이 속속 수도를 탈출하자 현지에 정부 붕괴 또는 의회 해산설이 나돌고 있다.

사나나 구스마오 대통령은 29일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폭력 자제와 동서 화합을 호소했다.

이날 마리 알카티리 총리 등과 긴급 대책 회의를 가진 그는 "동서 지역 모두 나를 믿고, 제발 서로를 감싸 안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수백 명의 성난 시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마리 알카티리 총리에게 있다면서 그를 '죽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유혈사태로 현재까지 적어도 27명이 숨졌다.

이번 사태는 동티모르 정부가 3월 군대 총 병력 1400명 중 600명을 해고하며 시작됐다.

해고자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접경한 서티모르 지역 출신. 이들은 동부지역 출신이 진급 등에서 혜택을 받아 왔다며 지역차별에 불만을 품고 파업에 들어갔다.

정부가 파업을 계속하는 군인을 전원 해고하자 이들이 궐기해 잔류 병력과 충돌을 벌이게 된 것이다.

한편 중국은 29일 전세기를 파견해 자국 교민을 철수시킬 예정이며 일본과 미국, 호주 등도 동티모르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을 각각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동티모르 대표인 로버트 아쉐는 동티모르 주민 2만7000여명이 임시 수용시설에 대피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티모르 치안 유지를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 포르투갈, 말레이시아 등지의 병력이 투입됐으나 유엔 관계자는 유혈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딜리=외신종합 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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