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비행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일반석을 모두 입석으로 바꾼 근거리 노선용 비행기를 개발해 올해 안에 항공사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승객이 받침대에 몸을 기대고 선 모습이 마치 트럭에 실려가는 소떼와 비슷해 소떼 석(Cattle Class)으로 불리기도 한다.
입석을 이용하는 승객은 불편하지만 항공사는 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입석 설치 시 좌석 사이 공간은 현재 76cm에서 63cm로 줄게 돼 에어버스 ‘슈퍼점보 A380’ 기종의 경우 탑승객이 500명에서 853명으로 늘기 때문.
입석 도입은 치솟는 유가와도 관련이 있지만 최근 항공사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일등석 서비스 강화와도 관련이 깊다. 일등석에 전신 마사지 시설, 180도 젖혀지는 기능을 갖춘 신형 좌석과 미용실까지 마련하는 등 각종 서비스를 도입하며 일반석 공간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에어버스사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안전규정에 안전띠 설치 의무만 있을 뿐 좌석 형태에 대한 규제가 없어 입석 도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입석으로 장시간 여행을 하는 것은 신체에 부담이 크기에 국내선 기종으로만 판매할 계획이다.
에어버스사로부터 구매 요청을 받은 일본항공(JAL)과 전일본항공(ANA)은 승객 반발을 우려해 아직 도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입 증가를 꾀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1990년대 말 좌석의 등받이를 얇게 만들어 좌석 사이 공간을 78cm에서 76cm로 줄임으로써 200명 탑승비행기에 10명을 더 태우게 됐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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