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전용機가 총리 택시냐”…블레어 도덕성 논란

  • 입력 2006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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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스캔들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영국 토니 블레어(사진) 총리가 또 한번 ‘강펀치’를 맞았다. 이번에는 그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는 12일 블레어 총리가 업무용으로 제공받은 왕실 전용기를 ‘개인택시’처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영국 정부가 처음 공개한 정부 항공여행 명세를 근거로 블레어 총리가 자신의 선거구인 코 더럼의 세지필드를 오갈 때나 노동당 회의에 참석할 때는 물론 해외 휴가여행을 떠날 때 등에도 왕실 전용기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200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과 함께 이집트 휴양지 샤름 알셰이흐에 4일간 휴가를 갈 때도 왕실 전용기를 이용했다. 블레어 총리는 당시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요르단 국왕을 만나기는 했다.

또 1997년 8월 이탈리아 휴가 때와 1998년 8월 프랑스 휴가 여행, 1999년 8월과 2000년 8월 이탈리아 휴가 여행 때도 왕실 전용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은 “여왕은 연평균 8차례밖에 전용기를 타지 않았는데 블레어 총리는 80차례나 이용했다”며 “누가 더 신분이 높은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의혹이 확산되자 총리실은 “블레어 총리는 일반 비행기를 이용하려 했으나 경호팀이 만류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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