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8위안’ 붕괴 초읽기

  • 입력 2006년 4월 11일 03시 02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달러당 8위안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 달러화에 대한 중국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 중국 외환당국이 8.2765위안에서 8.11위안으로 2%가량 떨어뜨린 뒤 조금씩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했으나 요즘 같은 가파른 하락세는 예사롭지 않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다.

○ 1주일새 0.017위안 하락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10일 고시한 위안-달러 환율은 8.004위안. 이는 7일 고시한 8.013위안보다 0.12% 하락한 것이며 최근 1주일 만에 0.017위안 떨어졌다. 올해 초 위안-달러 환율은 8.0702위안이었다. 이런 속도라면 이번 주 안으로 ‘달러당 8위안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 계속되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달러당 8위안대’의 붕괴는 위안화 저평가시대에서 고평가시대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안화 저평가의 상징적인 경계선이 무너지기 때문.

최근 위안-달러 환율이 급락한 주 원인은 미국의 강력한 위안화 절상 압력. 지난해 2116억 달러에 이른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의 상당 부분이 중국 정부의 ‘약(弱)위안화 정책’에 기인한다는 것이 미 행정부와 의회, 업계의 주장이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5일 “우리의 위안화 절상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당장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중국 제품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제3국 시장 수출이 늘어날 수 있고 웬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이미 위안화 강세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

다만 위안화 추가 절상으로 원화 가치가 덩달아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진석(劉晋碩) 베이징사무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3% 정도의 위안화 절상이 예상된다”며 “후 주석이 미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크게 절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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